Brand Story

#3-1 너의 이름은? (브랜드 네이밍과 고객정의 - 1부)

HiBlendiy 2024. 12. 22. 12:35

자, 그럼 우리 브랜드의 이름은 무엇으로 해야할까?

 

우리 제품의 브랜드명을 선택하기 위해서 크게 우리는 아래의 요소들을 생각해보았다.

 

브랜딩 측면에서,

  1.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뭐라고 불러준다면 좋을것인지?
  2. 우리 제품을 주로 소비자게 될 소비자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지? (우리 브랜드명을 선호할지?)
  3. 우리가 어필하고자 하는 우리 제품의 강점은 무엇인지?
  4. 브랜드명이 입에 잘 달라붙는지?

5. 브랜드명이 로고로 만들었을때 미적으로 균형잡히고 아름다운지?

 

마케팅 측면에서,

  1. 네이버나, 구글 등 검색엔진에서 우리 브랜드명을 검색했을때 무엇이 나오고 있는지?
  2. 유사한 카테고리 브랜드의 키워드 검색량은 어느정도 되는지?

 

법적인 측면에서,

  1. 상표권 등록이 되어있지 않은 브랜드명(상호명)인지?
  2. 소비자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지? (예를 들어 브랜드명이 "위대한 음료수"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등등

 

사실 우리 주변에 많은 브랜드들이 있고, 그 이름을 짓기까지 크게 많은 노력이 들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막상 위의 일련의 과정들을 경험하며 브랜드명을 짓다보니, 절~~대로 쉬운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유명 글로벌 브랜드들의 애플, 테슬라, 구글과 같은 브랜드 네임, 로고 등.. 그것이 탄생하기 까지 많은 석학들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겠구나 하고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산업공학 전공자 2명에, 경제학 전공자 1명의 머리에서 나온 브랜드명들은 괴상하기 그지 없었다. 뭔가 브랜드명이 함축적인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있어야 할 것 같고, 비유/ 은유적인 표현도 넣고 싶고, 외국브랜드 처럼 이국적인 분위기도 풍겼으면 좋겠고, 쿨했으면 좋겠고 등등등... 브랜드의 이름을 정하는 과정을 위 요소들을 조합하여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는 수학 공식처럼 풀어나가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당시에 우리가 숙고하여 최종 후보로 낙점했던 브랜드명이 우주드링크(우주식량처럼, 우리 제품 한 팩으로 한 끼를 먹은것과 같은 수준의 영양소와 포만감을 제공한다는 의미 및, Would you drink? 처럼 마실 것을 권하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다.)였던것을 감안하면, 문과감성은 단 1g도 없는 사람들의 수학공식으로 뽑아낸 기이한 결과물이었다.

 

나름 위 브랜드명을 내가 생각해서 C와 P에게 설명했을떄 우리 모두는 그 당시에 무릎을 탁 치며 "와 ! 정말 기발하고 직관적인 브랜드 명이다. 진짜 쿨하다!!"라고 감탄했다. 실제로 우리는 저 브랜드명으로 키프리스를 통해 상표권 등록까지 준비하고 있었으나, 훗날 세명이 동시에 F&B 멘토님을 만나뵈러 남영역 근처에 걸어가는 길에, 어떤 한 카페가 우리가 생각한 동일한 상호명의 동일한 아이디어(우주관련 일러스트가 간판에 그려져있었다....) 를 실제 구현해둔 것을 보고 "와... 생각보다 형편없네"라고 느끼고 단념하게 되었던 것은 비밀로 남겨두고 싶다..

잠깐 열심히 운영했던 우주드링크 인스타계정..
실제 우주커피는 우리 눈으로 봤던 순간...

 

 

우리의 음료는 어떤 사람들이 찾게될 것인가? 또는 우리 음료를 누가 마신다면 좋을까?

 

사실 이 음료의 아이디어는 나를 포함한 P, J의 회사생활에서 시작되었다. 우리 회사는 외국인 반, 한국인 반으로 구성된 조직이었고, 그 외국인들은 미국인 및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근무했던 인도인들이 대부분이었으며, 그들은 대부분 매니저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위와 같은 인력구성비로 인해 회사 문화자체도 한국보다는 미국에 가까웠다. 나도 그 전까지 약 6년정도의 회사생활을 국내 대기업에서 보내왔다. 위에서 언급한 P, J와 함께 근무한 외국문화의 회사와 국내 대기업의 기업문화는 정말 여러가지 다른 특징이 있지만, 내가 처음에 몸소 느낄 수 있었던 특징은 아래와 같았다.

 

  1. 국내 대기업에서 점심시간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불가침'의 영역이었다. 점심시간에는 업무 전화나 메일이나 메신지를 보내지 않는것이 불문율이었고, 최소 12:00 ~13:00까지의 1시간은 식사를 하던 잠을 자던 100% 개인의 자율에 맡겨진 시간이었다.

 

2. 혼자 점심을 먹거나 도시락을 싸오는 사람이 거의 없고,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이 없었다. 점심시간에는 삼삼오오 모여 회사근처 식당에가서 밥을 먹고 커피까지 함께 마시는게 보통의 국내 대기업 점심시간 풍경이다.

 

3.국내 대기업에서 회의라고 하면 소수의 관련자들만 모여 사전에 논의된 내용을 정리하는 형식적인 또는 윗사람이 아래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하고 하달하고 확인하는 세션이다.

 

허나, 외국문화의 회사는 대부분의 매니저들이 도시락을 싸와서는 점심시간 구분없이 본인 책상에 앉아 업무를 하며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했다. (대부분 가정에서 만든 커리 또는 샌드위치와 과일) 또, 점심시간이랄게 없기때문에 12:00 ~ 13:00시에 회의를 하는 일도 일상이었다. 다르게 말하자면 12:00 ~ 13:00시에 보통의 점심시간과 한참 업무를 집중적으로 하는 14:00 ~15:00시가 전혀 다르지 않게 여겨졌다. 또, 회의는 진짜 회의였다. 계급을 막론하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모든 사람들의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아무리 직급이 높고 낮은 사람일지라도 상대방 의견에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 반론을 했다. 다만 그 회의가 너무 잦고,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야한다는 것이 문제였을뿐....

 

위와 같은 근로환경에 놓이다보니, 점심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굉장히 잦았고, 만약 식사를 하더라도 외국인들처럼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먹거나, 회사 지하 편의점에서 사온 삼감김밥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게 일상이었다. 사실 이런 상황이 매일 펼쳐지기 때문에,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불규칙적으로 하게되며 실시간으로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회사생활을 하며 항상 서랍에 넣어뒀다가 언제든 꺼내먹을 수 있는 간편식사대용 음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만약 우리가 생각하는 소구 포인트들을 모두 담은 음료가 나오게 된다면 가장 먼저, 우리의 직장동료들은 열렬하게 환영해주고, 흔쾌히 구매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첫번째로 우리 음료를 찾게될 사람은 우리 자신으로 정의할 수 있었고, 이는 즉 높은 근무강도로 점심을 자주 거르면서도, 건강에 관심이 있는 회사원들로 정의 할 수 있었다.

 

또 뒤에 우리 음료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 하겠지만, 우리 음료의 모든 재료는 원물을 삶거나, 가는 단순 가공만하고 별도 첨가물을 넣지 않은 퓨어한 음료이다. 그런 와중에 탄/단/지의 3대 영양소를 균형잡히게 구성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단백질을 담당할 가장 핵심재료로 닭가슴살을 사용하고자 했다. 최근 닭가슴살 시장이 웨이트 트레이닝 붐이 일며 덩달아 급속하게 성장하여 맛있는 닭가슴살 및 닭가슴살 가공품이 많이 나오긴 하였으나, 여전히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인식은 '닭가슴살은 뻑뻑하고, 비리고, 맛없는 것'이었다. 흔히 헬스를 하며 식단관리 및 다이어트를 하는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닭가슴살'을 '억지로' 먹고있었다.

 

이 포인트에서 착안하여 두번째로 우리 음료를 찾게 될 사람은 '단백질'을 주기적으로 섭취해야하는 운동 고관여자 이면서, 단백질을 섭취하는데 가장 부작용 없으면서도 좋은 공급원은 닭가슴살이라는 사실을 알고, 닭가슴살이 맛없어서 억지로 먹는 사람들로 정의 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첫번째 타겟 페르소나의 연장선상에서, 책상앞에 장시간 앉아 공부해야하는 고3 수험생 및 여러 고시생들도 우리의 잠재고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추가적으로 식사를 제 때 챙기기 어려우면서도, 업장의 위생이나 청결을 고려해서 아무 음식이나 시켜먹을 수 없는 식당이나 뷰티 자영업 종사자(헤어, 메이크업, 속눈썹, 네일 등) 외, 시간이 곧 돈인 장시간 운전을 해야하는 화물차 운전기사, 오토바이 배달종사자, 택시기사 등도 우리의 간접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첫 결과물_회사 석식 샐러드를 갈아버린모습.